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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반응형자율주행차량 군집제어(Platoon Control of Autonomous Vehicles)는 협력주행(Cooperative Driving), 차량 간 통신(V2V: Vehicle-to-Vehicle), 고정밀 동적제어(Dynamic Control) 기술이 융합된 대표적인 지능형 교통 제어 기술이다. 자율주행기술의 응용 단계를 넘어 복수의 차량이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처럼 움직이도록 제어하는 방식으로, 고속도로 물류 최적화, 연료 효율 향상, 도로 수용력 증대 등의 목적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 자율주행 군집제어의 구조와 핵심 개념
자율주행차량 군집제어란 여러 대의 차량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일정 속도로 동시 주행하는 것을 말한다. 각 차량은 차량 간 통신(V2V)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치, 속도, 가속도, 제동 신호 등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앞 차량의 움직임에 빠르게 반응하여 동기화된 주행을 수행한다. 이때 선두 차량(Lead Vehicle)은 전체 군집의 주행 패턴을 주도하고, 후속 차량(Follower Vehicles)은 앞 차량 또는 군집 전체의 정보를 받아 자율적으로 제어한다.
군집 주행은 단순한 차량의 종방향 정렬이 아니라, 제어이론(Control Theory), 센서 융합기술(Sensor Fusion), 차량 간 통신 구조를 통합한 복합 시스템이다. 특히 리더 차량이 제공하는 기준 정보를 기반으로 후속 차량들이 독립적으로 판단하면서도 군집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구조는 물리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동일한 도로 공간에서 더 많은 차량이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 제어 방식 및 알고리즘 체계
군집제어 시스템은 차량 간 거리를 유지하고 군집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제어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등간격 제어(Equal Spacing)’로, 차량 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구조다. 하지만 선두 차량의 급가속 또는 급감속이 후속 차량에 충격파(Shockwave)처럼 전달되면서 연쇄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시간두부간격 제어(Time Headway Control)’ 방식이 적용된다. 이 방식은 차량의 속도에 따라 거리 간격을 동적으로 조정하며, 급작스러운 가속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거리 간격이 늘어나면서 도로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협력형 적응형 크루즈 제어(CACC: Cooperative Adaptive Cruise Control)’가 실용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방식은 기존 ACC(Adaptive Cruise Control)에 차량 간 통신 기능을 추가하여, 선두 차량뿐 아니라 앞쪽 다수 차량의 정보를 동시에 수신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 충격파를 흡수하거나 예측 제동이 가능해지며, 군집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정교한 제어가 실현된다.
제어 알고리즘은 수학적으로는 연립 미분방정식 또는 상태공간모델(State-Space Model)로 구성되며, 각 차량의 위치, 속도, 가속도를 상태 변수로 설정하여 전체 군집의 동적 반응을 모델링한다.
3. 통신 기반 기술과 실시간 정보 구조
군집제어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반 기술은 차량 간 통신(V2V)이다. 이는 고속도로와 같은 실도로 환경에서 차량들이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며, 특히 리더 차량의 제동이나 긴급 상황 정보가 후속 차량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어 신속한 반응이 가능하게 만든다.
사용되는 주요 통신 기술은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s)와 C-V2X(Cellular Vehicle-to-Everything)로 구분된다. DSRC는 5.9GHz 대역의 고속 근거리 통신 방식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초기 실증이 활발히 진행된 기술이다. 반면 C-V2X는 LTE와 5G 기반의 통신 기술로, 더 넓은 영역과 더 짧은 지연시간, 그리고 더 높은 신뢰성을 제공한다.
군집 내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다음과 같다:
- 현재 속도, 위치, 가속도 및 방향
- 제동 신호 및 경로 변경 정보
- 외부 도로 상황 및 환경 데이터
이러한 정보는 다차로 혼합 환경이나 도심 내 진입구간에서도 군집 유지의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통신 지연시간(latency)이 100밀리초(ms)를 초과하면 후속 차량의 반응이 늦어져 충돌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군집제어 시스템의 설계에서 가장 중시되는 요소 중 하나다.
4. 기술적 이점과 운영상의 도전 과제
자율주행차량의 군집제어는 다양한 기술적, 경제적 이점을 제공한다. 특히, 후속 차량이 전방 차량의 공기 저항 후류(wake) 안에서 주행하게 되면 연료 소비가 줄어들고 탄소 배출량이 감소한다. 평균적으로 연료 소비는 10~20% 절감되며, 고속도로의 차로당 수용 차량 수도 약 3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이점은 물류 트럭 군집 주행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며, 대형 물류회사들이 상용화를 목표로 실증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트럭을 군집으로 운영할 경우, 운송 비용 절감, 운전자 피로 최소화, 운행 거리 극대화 등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기술적 도전도 존재한다. 통신 불안정성은 가장 주요한 문제로, 터널, 지하 구간, 기후 악화 시 신호 강도가 급격히 저하되면서 전체 군집이 와해될 위험이 있다. 또한, 일반 차량과의 혼재 주행 환경에서는 군집 내 차량 간 간격이 넓어지거나, 외부 차량이 끼어들면서 제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비협조 상황에서 군집이 유연하게 재구성되도록 하는 기술은 아직까지 활발히 연구 중인 과제다.
법적, 윤리적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군집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주체의 규명, 비상 상황 시 군집 해체 기준, 군집 진입 차량의 우선순위 문제 등이 아직까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5. 주요 국가 및 기업의 실증 사례
자율주행 군집제어 기술은 다수의 국가와 기업들이 실제 도로에서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국토교통성이 주도하고 도요타, 히노자동차 등이 참여한 군집트럭 실증이 2020년 고속도로에서 진행되었다. 총 3대의 트럭이 10m 간격을 유지하며 시속 80km로 군집 주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CACC 알고리즘과 DSRC 기반 통신 기술이 적용되었다.
스웨덴의 볼보는 유럽연합이 지원하는 SARTRE 프로젝트를 통해 혼합형 차량 군집 실증을 선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군집 내에 승용차, 트럭 등 다양한 유형의 차량이 포함되며, 각 차량은 자율적으로 군집에 진입하거나 이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보다 현실적인 주행 조건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가 2021년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2대의 자율트럭을 이용한 군집주행 실증을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선두 차량이 급제동할 경우 후속 차량이 0.1초 이내에 이를 감지하고 감속하는 응답 속도를 확보하였으며, 통신 기술은 C-V2X가 적용되었다. 이 실증을 통해 군집 내 안정성과 통신 기반 제어 시스템의 실효성을 동시에 검증하였다.
6. 미래 확장 방향과 기술 진화 전망
자율주행차량 군집제어 기술은 고속도로에서의 군집 주행을 넘어서, 앞으로는 도심 복합 환경과 다차선 주행, 이기종 차량 간 군집 형성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도심 내 공유 셔틀, 배달 차량, 자율주행 택시 등이 교차로에서 군집을 형성하고, 지정된 도심 코스를 공동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AI 기반 상황 예측 모델, 클라우드 연동 통합 제어 시스템, 스마트 인프라와의 연결성 강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특히, 차량 단위의 개별 주행에서 도로와 차량이 하나의 지능형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ITS 2.0 체계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군집 내에서 리더 차량을 실시간 상황에 따라 재배치하는 동적 리더 교체(Dynamic Leader Assignment), 군집 재구성 알고리즘, 비협조 환경에서의 안정성 보장 기술 등도 향후 주목받는 연구 분야다.
궁극적으로 군집제어는 도시의 교통 시스템을 차량 개별 단위가 아닌 집단 단위의 최적화된 흐름으로 전환시켜, 교통혼잡 해소, 에너지 소비 절감, 안전성 향상 등 여러 가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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